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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사이언스]"한국, 사회적 거리두기 안했으면 제2이탈리아 될 뻔했다" KIST 슈퍼컴 첫 분석결과

분류 : 공동체 명 부서명 : 부서 명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자 : 2020.04.01

조회수 34209

첨부파일 : No File!


"한국, 사회적 거리두기 안했으면 제2이탈리아 될 뻔했다" KIST 슈퍼컴 첫 분석결과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던 지난 2월말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지 않았다면 국내 신규 환자가 이탈리아나 스페인 수준인 하루 4000명까지 급증했을 것이란 국내 슈퍼컴퓨터 분석 결과가 나왔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국내의 성공적인 방역 정책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는 뜻이다. 이번 분석 결과에는 개학을 할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할 경우에도 하루 수십 명씩의 환자가 추가로 늘어난다는 내용도 포함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계산과학연구센터 김찬수 연구팀은 2013년부터 자체 개발해 온 감염병 확산 모델링 기술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전파 현상 개인 시뮬레이션(KIST, KIST’s Individual Simulation for Transfer phenomena) 툴키트’와 KIST 자체 슈퍼컴퓨터 아비니트를 이용해 국내에서 시행 중인 여러 가지 방역 조치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를 31일 공개했다.


연구팀은 국민 5000만 명의 성별과 나이, 직장, 이동 패턴 등 개인의 비식별 데이터와 집단 데이터를 활용해 이들의 움직임을 슈퍼컴퓨터로 분석했다. 실제 지리정보를 반영한 가상의 공간에서 이들 개개인이 코로나19에 노출되고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났다 회복되는 상황을 시뮬레이션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지역별 환자 발생 양상을 파악하고 개인의 행위가 환자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했다. 여기에 격리조치 등 방역 활동의 영향을 추가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의 일종인 머신러닝을 이용해 개인이 최적의 행위를 선택하는 과정을 추가해 가장 가깝게 환자의 움직임을 반영했다. 연구팀이 공개한 가상 공간에서 개인의 움직임은 서로 상호작용하는 입자처럼 움직인다. 닐 퍼거슨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교수 등 감염병 확산 모델링 분야 석학들도 활용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여기에 공간 개념과 개인의 행위 개념을 추가해 더 정밀한 예측을 시도했다. 이 모형에서 개인을 상징하는 입자 하나하나는 제각각 실제 국민의 이동 데이터를 반영해 움직이면서 서로 만나고 헤어진다.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것이다. 당구대와 당구공에 비유하면  하얀 당구공만 있는 당구대에 빨간 물감이 묻은 당구공이 들어가 빨간 물감이 묻은 당구공을 점점 늘려가는 과정과 비슷하다. 적절한 방역 조치를 취하면 빨간 물감이 덜 묻는 식이다. 연구팀은 이런 방역 조치의 효과를 수학적으로 측정했다. 




연구팀은 정부가 강조하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개인 위생 준수가 환자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했다. 먼저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의 영향을 계산한 결과, 대구에서 대구신천지교회 교인에게 감염된 환자가 크게 늘던 2월 말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지 않았다면 하루 신규 환자가 늘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김 연구원은 “다행히 현실에서는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했고 시민들도 잘 따라서 2월 29일 하루 800여 명의 환자를 낸 이후 지속적으로 신규환자 발생자 수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만약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았다면 환자 증가세는 3월 초까지 이어졌고 이 때 하루 신규 환자 수는 최대 4000명까지 늘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현재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유럽 국가에서 발생하는 하루 신규 확진 환자수와 같으며 이런 상황에서는 국내 의료체계가 감당하기 힘들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간이 흐르면서 약화되고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 정부가 요구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3월 초부터 모두가 엄격하게 실천했다면 지금쯤 신규 발생 환자수가 훨씬 빠르게 사라졌을 것으로 예측됐다. 김 연구원은 “일반적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한 명이 5~8명을 만나는 수준으로 정의하고,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2~4명만 만나는 수준으로 가정했다"며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경우 사실상 재택근무를 하며 가족과만 만나는 셈인데, 정책의 효과가 높을 것으로 측정됐다. 여기에 손씻기와 마스크쓰기, 공간방역조치가 지속적으로 시행되면 감소 추세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에서 추진 중인 개학은 산발적 집단감염을 높이는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개학을 할 경우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감염자가 수십 명씩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남을 확인했다. 김 연구원은 “비대면 접촉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어쩔 수 없이 공동체 생활을 시작한다면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을 비롯한 강력한 방역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의 이번 분석에는 현재 늘어나고 있는 해외로부터의 환자 유입은 고려하지 않았다. 김 연구원은 “현재 KT 등 협력기관으로부터 데이터를 제공 받아 해외 유입을 고려한 시뮬레이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 중요성 강조 모델 연구 잇따라


이 같은 분석은 해외에선 여러 팀이 수행하고 있다. 알렉스 쿡 싱가포르국립대 교수팀은 여러 방역 조치가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 미치는 영향을 시뮬레이션 기법을 이용해 점검한 결과, 환자 및 가족 격리와 휴교, 재택근무를 혼합한 물리적 거리두기 가장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밝혀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랜싯 감염병’ 25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사람 한 명 한 명이 개별적으로 움직인다고 가정하고 이들이 직장과 학교, 가정에서 생활을 하며 코로나19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인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를 전파할 때를 시뮬레이션했다. 잠복기를 5.3일, 한 명의 환자가 몇 명의 환자에게 감염을 시키는지 나타내는 기초재생산지수(R0)를 1.5~2.5까지 다양하게 해 분석했다. 그 결과 아무 정책을 취하지 않으면 100명의 환자가 나온 시점에서 80일 뒤에 인구의 32%인 최대 121만 명까지 감염되지만(R0가 2.5일 경우), 환자 및 가족 격리와 휴교, 재택근무 등을 시행하면 78% 줄어든 최대 26만 명까지 환자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닐 퍼거슨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교수팀은 이달 16일  환자 관리와 가족 격리, 사회적 거리두기, 휴교 등 조치를 취했을 때 환자가 얼마나 줄어드는지 확인해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 결과 모든 정책을 다 시행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지만, 증상환자 7일 격리와 전 연령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하고 가족 격리나 휴교 중 하나를 적절히 선택해 실시하기만 해도 사망자는 10분의 1 이하로 줄일 수 있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비토리아 콜리자 프랑스 피에르루이 역학보건연구원 교수팀 역시 14일 홈페이지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8주 휴교 조치와 성인의 4분의 1 재택근무를 실시할 경우 환자 확산을 두 달 늦추고 환자도 40%p 줄일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원문기사 : http://m.dongascience.donga.com/news.php?idx=35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