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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과학관을 가다 <4> 후쿠오카 청소년 과학관' 글 입니다.

아시아의 과학관을 가다 <4> 후쿠오카 청소년 과학관

분류 : 공동체 명 부서명 : 부서 명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자 : 2006.07.12

조회수 5159

첨부파일 : No File!
[아이들에게 과학관을] 아시아의 과학관을 가다 &lt;4&gt; 후쿠오카 청소년 과학관
주민 생활속 파고든 생생한 과학체험
대형돔서 12만개의 천체 관측… 비행기 이·착륙 시뮬레이션…
일본 정부 과학기술 진흥 주창하며 1990년 건립
1년 예산 30억원… 월1회 주민 위한 과학교실 개최
부산 해양청소년단 해마다 찾아…로봇 체험관 인기


일본 후쿠오카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1시간정도 가면 구루메시(市)가 나온다. 우리로 치면 부산에서 양산, 김해쯤으로 보면 된다. 구루메시 히가시쿠시하라마치에 '후쿠오카 청소년과학관'이 자리잡고 있었다.

개관시간은 오전 9시30분. 개관 시간보다 30분 앞서 도착한 기자를 야스노 요시카스(58) 관장과 후쿠다 마사오(47) 교육팀장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한국 축구대표팀 중 안정환을 가장 좋아한다는 야스노 관장은 "후쿠오카 청소년과학관의 특징은 주변 주오공원 등 휴식공간과의 연계"라고 자랑했다.

 
  후쿠오카 청소년과학관 2층에 있는 비행조종 체험시설인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정부의 지시

후쿠오카 청소년과학관은 부지 1만311㎡, 연건평 8039㎡ 규모로 3층 건물로 이뤄져 있다. 이 청소년과학관은 1982년 짓기로 결정한 뒤 8년간의 공사 끝에 완공됐다. 당시 일본 정부가 과학기술진흥을 주창하며 현마다 과학관 건립을 지시했다. 이렇게 해서 현마다 지어진 과학관은 일본 전역에 40여 개. 현재 현에서 예산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 청소년과학관 1년 예산은 3억 엔(원화 약 30억 원) 정도이다.

야스노 관장은 "건립 당시 현과 정부에서 비용을 댔다. 규슈전력주식회사 등 지역기업들이 기업 전시관을 짓는 등 일부 비용을 지원했다"면서 "초기에는 기업들의 참여가 활발했지만 요즘은 경기가 어려워 참여가 현저히 줄었다"고 말했다.

건립된 지 16년째로 접어든 청소년과학관은 모두 다섯 차례에 걸쳐 전시물 교체 및 보수가 있었다. 1차 보수는 1995년 지구체험전 신설과 함께 이뤄졌다. 1억 엔(원화 10억 원)을 들여 '지구체험존', '생명 40억 년 머나먼 여행관' 등을 새로 만들었다. 비행기 조종체험이 가능한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및 커뮤니케이션 로봇 도입, 지역 주민을 위한 실험공방 등은 2, 3, 4, 5차 과학관 '업그레이드'를 통해 이루어졌다.

후쿠다 팀장은 "전체적인 개·보수는 회당 평균 1억 엔의 예산이 드는데 정규예산이 아닌 현의 특별예산으로 처리한다"면서 "규슈전력주식회사가 입체 원자로모형을 제공하는 등 부분적인 전시물 교체는 거의 매년 실시된다"고 설명했다.

 
  후쿠오카 청소년과학관에서 매주 토요일 열리는 지역주민을 위한 실험공방

▲학예사가 없기는 마찬가지

이 청소년과학관의 1년 평균 관람객 수는 약 29만 명이다. 하루 평균 800명꼴이다. 지난 2004년 후쿠오카와 부산이 자매도시 협력을 맺어 부산 해양청소년단도 매년 1000여 명씩 이 곳을 찾는다.

후쿠다 팀장은 "과학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람객도 계속 증가 추세"라며 "한 달에 한 번씩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과학실험 교실을 개최한다"고 소개했다. 매년 11월에는 과학관을 완전 개방하는 '사이언스 페스티벌'을 열어 지역민의 과학적 호기심을 충족시켜 준다. 이 페스티벌은 과학관이 주최하고 후쿠오카현, 후쿠오카 교육당국이 함께 참여한다.

청소년과학관 인력구성은 어떻게 될까. 과학관에는 총 31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종합과학관이 아니라 청소년과학관이기에 정규 직원은 14명이며 나머지 18명은 비정규직이다. 정규직 중 6명의 과학 전문인 모두 현에 소속된 이공계 인력이다. 이들은 교원자격증을 가진 과학교사로 이곳에 파견됐다.

과학교사가 과학관을 관리하기 때문에 청소년과학관은 교육프로그램이 잘 꾸려져 있다. 일주일에 한 번씩 과학교실이 열리고 플라네타륨(천체관측 시설)에서 천문학습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유아·초등학교 저학년용, 초등학교 고학년용, 중학교용 등으로 강좌가 세분화돼 있다.

후쿠다 팀장은 "과학교사는 3년마다 이동하는 데다 학예사가 한 명도 없어 과학관의 장기발전계획을 짤 형편이 못된다"면서 "전국 40여 개 청소년과학관도 학예사가 없어 사정은 마찬가지이며 도쿄, 오사카 등 종합과학관에만 학예사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초의 레이저 플라네타륨

 
  청소년과학관 내 지렛대 원리를 체험할 수 있는 농구놀이 시설.
이 청소년과학관의 자랑은 일본 최초로 지은 레이저 플라네타륨이다. 지름 23m 대형 경사형 돔에 최대 12만 개의 별을 볼 수 있다. 1990년 과학관 완공 당시 플라네타륨도 같이 개관을 했으며 올해 새로 교체한 2개의 레이저가 밤하늘의 별을 더욱 선명하게 볼 수 있도록 해준다.

청소년과학관은 또 일본이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로봇' 체험관을 특성화했다. '콘짱' '퓨짱'의 이름을 가진 로봇과 실제 대화를 할 수 있다. "어디서 왔니?" "부산에서" "무엇을 타고 왔니?" "비행기" "누구랑 같이 왔니?" "○○○ 씨랑". 실제로 사람과 대화를 하는 것처럼 로봇을 체험할 수 있다. 그리고 일본만화 주인공을 그려주는 '그림 그리는 로봇'이 아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과학관에서 가장 자랑스럽게 소개하는 체험시설은 '비행 시뮬레이터'다. 수직이착륙기 V-TOL의 조종석에 앉으면 후쿠오카에서 나리타공항까지 자신이 직접 비행기를 몬다는 실감을 하게 한다. 이외에도 영상 속으로 들어가 비치 발리볼이나 댄스, 해저보물찾기를 할 수 있는 '디지털 스퀘어', 100만Ⅴ의 낙뢰실험 등 다이내믹한 실험쇼가 펼쳐지는 '방전실험 스테이지' 등 다양한 체험시설들이 있다.

후쿠다 팀장은 "올해부터 입장료, 교육프로그램·이벤트 수익료 등을 과학관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운영방침이 바뀌었다"면서 "이는 현 예산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던 것과 달리 과학관이 주도적으로 다양한 체험시설, 수익사업을 실시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 후쿠다 마사오 교육팀장

- "체험관 위주의 운영이 경쟁력"
- 한국어판 소개 팸플릿 비치
- 학예사 없어 어려움 겪기도

 
과학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은 공통점이 있다. 자신의 연구분야에 대해 물으면 어린아이같이 눈을 빛내며 열심히 상대방에게 설명을 한다는 것이다. 후쿠오카 청소년과학관 후쿠다 마사오(47·사진) 교육팀장이 이랬다. 1시간의 인터뷰를 마치고 과학관을 둘러보면서 체험시설을 설명해주는 후쿠다 팀장은 흥이 나 보였다.

"우리 과학관의 마스코트는 마중로봇인 '구루메토 군'입니다. 그림 그리는 로봇이 '구루메토 군'을 그려주는 등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과학관 체험을 마치고 나면 '구루메토 군'이 기념 스탬프를 찍어주기도 합니다."

후쿠다 팀장은 과학관을 둘러보며 기자에게 하나씩 체험할 기회를 주었다. 어느 쪽으로 보아도 늘 나를 바라보는 신기한 조각상인 '응시하는 얼굴', 볼링공과 같은 볼이 다이내믹하게 공중을 날아다니는 '거대한 실험장치' 등 다양한 체험기기들이 있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유명한 체험형 놀이과학관인 '익스플로러토리움'과 같은 체험형 과학관을 지향합니다. 부산에서 후쿠오카로 여행을 오는 관광객들도 꼭 우리 과학관을 들르는데 이는 규모는 작아도 체험시설이 많기 때문입니다."

과학관 운영에 어려움은 없는지 물어봤다. 그는 학예사의 부재를 들었다. 우리나라의 소규모 과학관도 전문학예사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기에 귀가 솔깃했다.

"최초의 플라네타륨, 로봇 위주의 체험관 등 청소년과학관은 현재 나름의 경쟁력을 지닙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운영하는 종합과학관은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학예사가 존재하지만 현에서 운영하는 곳은 없습니다."

후쿠다 팀장은 과학교사 등이 교육프로그램을 담당할 수 있지만 과학관의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기에는 역부족이라 말한다. 또 과학관장의 임기가 너무 짧아 장기 프로젝트를 실행하기 힘들다는 말도 덧붙인다.

"관장은 현에서는 오는 고위공무원입니다. 임기는 1~2년으로 명예직이나 정년퇴임을 앞둔 분들입니다. 도쿄 미래과학관이나 종합과학관은 관장이 과학자입니다. 부산에서도 종합과학관을 짓게 된다면 장기프로젝트를 세울 수 있는 이공계 출신이 관장이 돼야 할 겁니다."

부산과 자매도시를 맺은 후쿠오카답게 이 청소년과학관에도 한국인에 대한 배려가 눈에 띄었다. 우선 한국어판 과학관 소개 팸플릿이 있었다. 체험관뿐만 아니라 입장료, 개관시간 등이 상세하게 소개돼 있다. 전시물, 체험기기에도 한국어로 설명돼 있었다.

"과학이 미래 국가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이제 누구나 인식하고 있습니다.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 또한 과학에 대한 투자, 과학꿈나무 육성의 탄탄한 기반이 되는 최첨단 과학관 건립을 서둘러야 할 것입니다."


후쿠오카 구루메시 임인재 기자 jae02@kookje.co.kr

후원 : 부산과학기술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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