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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 현장] 부산 한복판의 궁리마루 /국제신문 조봉권' 글 입니다.

[뉴스와 현장] 부산 한복판의 궁리마루 /국제신문 조봉권

분류 : 공동체 명 부서명 : 부서 명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자 : 2013.10.24

조회수 10383

첨부파일 : No File!

[뉴스와 현장] 부산 한복판의 궁리마루 /조봉권

 

 

 

부산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카페리나 쾌속선을 타고 일본 쪽으로 항해해가다가 후쿠오카의 하카타항에 닿기 직전에 보게 되는 첫 풍경은 '국영'(나라가 직접 운영하는 공공 자원이란 뜻이다) 우미노나카미치 해변공원의 전경이나 거의 자연 그대로 놔둔 섬들의 모습이다.

하카타항에서 같은 배를 타고 한국 쪽으로 돌아올 때, 부산항에 들어서기 직전 처음 만나는 풍경은 해변 절경의 자리에 터를 잡고 앉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이다.

이는 두 도시에 존재하는 여러 사회적 풍경 가운데 극히 일부의 사례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적잖은 시민이 이 같은 첫인상과 거창하게 개발 중인 부산의 해안지대 등을 보며 '공공(公共)이 공유하면 더 좋을 자원이 지나치게 사적으로 개발되고 있다'고 걱정하는 것은 현실이다.

이런 우려를 크게 씻어준 사례가 부산에도 있는데, 그게 바로 부산진구 서면 옛 중앙중학교 자리에 들어선 수학과학창의체험관 궁리마루라고 생각한다.

부산진구는 부산의 16개 구·군 중 무려 7개 구와 경계선이 맞닿아 있는 교통 요충이다. 부산의 사방 끝자락에 사는 기장구민 강서구민 사하구민 금정구민이 약속을 잡는다고 쳤을 때, 서면에서 만나는 게 가장 공평하다. 부산의 한복판이란 얘기다.

궁리마루는 그런 서면에서도 휘황한 번화가와 쇼핑센터, 아파트단지에 둘러싸인 한복판 자리에 '교육 목적의 공익시설'로 당당히 터를 잡고 있다. 원래 여기 있던 중앙중이 정관으로 이전하게 됐을 때, 부산시교육청이 민간기업들의 숱한 매각 요청을 마다하고 미래세대를 위한 공익시설로 간다고 방향을 잡은 결단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해 4월 개관한 궁리마루에는 지난달말까지 1년 6개월 동안 연인원 26만9600여 명이 찾아와 다양한 수학·과학·창의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갔다. 부산 안팎 초중고생들과 학부모가 주된 고객이며 수학·과학체험과 이공계 진로 탐색, 영재반 교실, 유아체험 등 차림표도 풍성하다. 부산과학축전, 어린이날과학축제, 서면에서 별 보기 같은 큰 규모 과학행사도 여기서 한다.

개관 뒤로 다른 시·도와 외국 교육기관의 벤치마킹형 방문도 끊이지 않아 올해 10월 현재 20여 건을 기록했다. 홍콩과학관장을 지낸 잎치쿤 마카오과학관장은 궁리마루를 방문하고는 "교육청이 부지를 내놓고 민간이 기획·운영하는 이 알찬 사례를 아시아태평양과학관협회(ASPAC) 정기총회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궁리마루는 오는 2015년 2월 말까지만 운영된다. 그 뒤로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누가 교육감이 되든, 상업개발의 바람 속에서 '도심 최고 요충지에, 그것도 언덕이나 산이 아닌 평지에, 어른을 위한 빌딩숲이 아니라'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목적의 공익시설로 남아 있는 이 터전을 더 잘 가꿔주기 바란다. 아울러 부산의 폐교 활용정책도 공익·교육·문화·미래세대를 먼저 생각하는 방향으로 이뤄지기 바란다.

교통요충이자 번화가 바로 곁 궁리마루의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과학실험을 하고 뛰어다니느라 재잘대는 모습을 보며 "이렇게 몇 년만 더 가면 부산에서도 '조용한 교육혁명'의 씨앗이 싹 틀 것"이라고 느끼는 것은 혼자만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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