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4일은 인류최초의 위성 스푸트니크 1호가 발사된 지 50년이 되는 날이다. 하늘을 향한 인류의 꿈은 계속해서 더 넓은 우주로 뻗어나가고 있다. 아폴로 11호에 몸을 싣고 달을 탐사했고, 태양계 곳곳에 탐사위성을 보냈다. 직접 가기 힘든 곳은 탐사로봇을 보내 탐사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8월 3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새로운 화성탐사선, ‘피닉스’(Phoenix)가 델타 II 로켓에 실려 화성으로 떠났다. 오래 전부터 SF소설의 주된 소재였던 화성은 스피릿, 오퍼튜니티 같은 여러 탐사선이 가서 탐사 중이다. 이번에 발사된 피닉스의 주 임무는 화성의 보관돼 있을지 모르는 물을 확인하는 것. 인류는 왜 화성에서 물을 찾으려는 것일까?
인류의 화성 탐사는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NASA는 화성에 존재할 지도 모르는 생명체를 찾기 위해 바이킹(Viking) 탐사를 실시했다. 많은 탐사선을 보내 화성 표면을 촬영하고 지도를 만든 뒤, 생명체를 찾기 위해 화성표면을 파헤치기도 했다. 1976년에 발사된 두 대의 바이킹 탐사선은 조그만 로봇 팔로 토양 샘플을 채취한 뒤 ‘자동 실험장치’로 실험했다.
안타깝게도 이들 탐사선이 발견한 것은 몇 종류의 새로운 화학물질이었을 뿐 생명체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때 탐사선이 착륙한 곳은 화성의 적도부근으로 자외선이 매우 강해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은 애초부터 낮았다. 화성 어딘가에 생명체가 존재할 확률은 아직 남아있다는 뜻이다.
화성에 물이 흘렀던 흔적이 발견되면서 과학자들은 생명체를 직접 찾기 전에 먼저 물을 찾기로 결정했다. 물이 있다는 것은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성급한 일부 과학자들은 화성의 지하에 방대한 양의 물이 저장돼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화성에 물이 있는지 조사하기 위해 피닉스 계획이 시작됐다.
가장 먼저 할 일은 화성에서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을 찾는 것이다. 그림(01)은 2001년에 탐사선 오딧세이호가 화성 북극지방을 찍은 감마선 분광사진이다. 우주를 떠돌던 우주선이 화성 표면에 부딪히면 토양이나 암석을 이루는 화학물질은 고유의 감마선을 방사한다. 수소원자가 방사하는 감마선이 많을수록 보라색, 적을수록 붉은색으로 표시했다. 수소를 포함하고 있는 화학물질은 물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림에서 보듯 극지방을 중심으로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판명됐다. 결국 피닉스의 착륙지점은 극지방 근처로 결정됐다.
그림(02)에서 영문자 D로 표시된 지점이 피닉스가 착륙할 곳이다. 이곳은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큰 영역의 가장자리로 착륙이 비교적 용이한 지점이다. 탐사선이 극지방 중앙에 착륙한다면 얼음으로 저장되어 있는 물을 발견하기가 훨씬 쉽겠지만 이곳은 표면이 얼어붙어 있어 착륙하기도 힘들고, 땅이 너무 단단해 토양을 채취하기도 힘들다.
사실 지난 1999년에도 화성 극지방을 탐사하기 위해 탐사선을 발사한 적이 있다. 그러나 ‘화성 극 탐사선’(Mars Polar Lander)은 불행하게도 착륙에 실패하는 바람에 극지방을 탐사하고 표면에 있을지 모르는 얼음이나 안개 등을 확인하는 임무를 달성하지 못했다. 이번에 발사된 탐사선의 이름이 피닉스(불사조)인 이유도 전에 실패한 탐사가 성공하기 바라는 뜻에서 지어진 것이다.
앞으로 피닉스는 9개월 동안 화성을 향해 날아갈 예정이다. 9개월 뒤 화성에 도착하면 화성을 돌며 착륙지점을 찾아 화성 대기권으로 돌입한다. 대기권에 들어가면 거대한 크기의 낙하산을 펼쳐 하강속도를 시속 200km까지 낮추고 하이드라진 연료를 사용하는 로켓을 역추진시켜 하강속도를 시속 10km까지 낮춘 뒤 착륙한다. 과학자들은 화성 극 탐사선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정교한 시나리오를 짜 뒀다.
목표 지점에 착륙하면 본 임무인 물을 확인하는 작업에 들어간다. 물이 있는지를 어떻게 알아낼 수 있을까? 피닉스에는 2.4m 길이의 로봇 팔이 있고, 로봇 팔 끝에 최대 1m 깊이까지 땅을 팔 수 있는 삽이 달려 있다. 그러나 표면이 얼어있거나 단단한 암석 위라면 30cm까지 팔 수 있을 것이다. 땅을 파는 일은 하루에 5~7시간, 태양이 비추는 낮 동안만이다. 낮에는 햇볕이 단단한 땅 표면을 녹여 부드럽게 만들기 때문이다.
채취된 토양은 강력한 그라인더에 의해 고운 모래로 분쇄된다. 탐사선은 분쇄된 토양을 소형 분석기와 두 대의 현미경으로 분석한다. 980℃로 가열해 물이 증발하는지 확인하고, 동시에 토양 산성도를 측정한다. 또 다른 분석기는 생명체 구성에 필수적 요소인 탄소, 질소, 황, 인 과 같은 성분을 분석한다. 아래 그림(04)은 로봇 팔과 장착된 삽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삽에 붙은 날카로운 날은 화성 표면을 긁어 토양을 채취하고, 강판은 단단하게 굳어있는 표면을 갈아 샘플을 얻기 편하게 한다. 열, 전기 검침기는 토양을 파면서 일정한 깊이마다 흙 속에 꽂아 화성의 토양성분을 분석한다.
화성 탐사선 피닉스는 이제 막 긴 우주여행을 시작했다. 그 이름처럼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화성에 무사히 착륙해 물을 발견한다면 어떻게 될까? 화성에서 생명체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뜻이기에 활발한 후속 연구가 이뤄질 것이다. SF소설처럼 고등 문명을 가진 화성인은 아닐지라도 화성 생물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글 :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
@4d4e81d3f9219886bcadb3dc9b503f82@h*@4d4e81d3f9219886bcadb3dc9b503f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