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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 11월 13일] 부산과학기술협의회 후원 '박수현 기자의 남극 리포트 <1> 남극은 지금'' 글 입니다.

[국제신문 11월 13일] 부산과학기술협의회 후원 '박수현 기자의 남극 리포트 <1> 남극은 지금'

분류 : 공동체 명 부서명 : 부서 명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자 : 2006.11.14

조회수 3718

첨부파일 : No File!
박수현 기자의 남극 리포트 &lt;1&gt; 남극은 지금
'남극 내륙기지 건설 꿈' 착착 진행
인천~세종과학기지 만 닷새 걸려 '먼길'
진눈깨비·거친 파도 등 악천후에 '악'
동토에 휘날리는 태극기 보자 눈물 '핑~'

 
  남극이 보인다! 지난 9일 오후 남극 칠레의 프레이 기지에 도착한 국내 연구체험단이 거친 파도를 뚫고 세종과학기지로 이동하고 있다. 정면에 보이는 붉은색 건물이 세종과학기지이다. 남극 킹조지섬=박수현 기자 chpark@kookje.co.kr
지구의 일곱 번째 대륙, 남극은 지구의 환경 변화를 재는 리트머스 시험지다. 환경오염에 내성이 없는 남극은 지구환경 변화의 영향이 가장 먼저 나타나는 곳이다. 그런 만큼 남극은 세계 각국의 치열한 과학연구 경쟁의 현장이기도 하다. 1988년 세종과학기지를 건설한 우리나라는 2007~2008 세계 극지의 해를 맞아 남극내륙기지 건설, 쇄빙선 건조 등을 통해 극지연구의 도약의 터전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국해양연구원(KORDI) 부설 극지연구소와 한국과학문화재단, NHN 검색 포털 네이버 등의 주관으로 구성된 '2006 남극체험연구단'에 참가한 본지 박수현 기자가 현장에서 보내온 생생한 남극 리포트를 연재한다.


마침내 지구의 남쪽 끝에 섰다.

남극으로 가는 길은 멀고 멀었다. 인천에서 LA와 페루의 리마, 칠레의 산티아고를 경유해 지구의 땅끝 남미 최남단 푼타아레나스에 도착한 다음 우루과이 공군 수송기를 타고 킹조지섬의 칠레 프레이기지에 도착할 때까지 비행기를 다섯 번이나 갈아타야 했다. 한국시간으로 5일 오전 출발하여 10일 새벽 3시(현지시간 9일 오후 3시)에 도착했으니 만 닷새가 걸린 셈이다.

 
  칠레의 푼타아레나스를 이륙한 지 3시간 만에 도착한 남극. 세종과학기지가 있는 남극반도 끝의 킹조지섬이 구름 아래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박수현 기자


남극땅에 첫발을 디딘 '2006 남극체험연구단'을 맞은 것은 초속 15m의 강풍을 동반한 진눈깨비. 남극과의 첫대면은 예상대로 녹록지 않았다. 여기서 세종과학기지까지는 고무보트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눈 앞을 가리는 진눈깨비 때문에 선착장이 있는 러시아의 벨링스하우젠기지에서 3시간이나 기다리고서야 보트에 오를 수 있었다.

배를 집어 삼킬 듯 연이어 달려드는 거친 파도…. 멀미가 나올 것 같은 그 파도와 얼마나 싸웠을까!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너머로 드디어 힘차게 펄럭이는 태극기가 보인다. 마지막 기착지 세종과학기지에 도착한 것이다. 이역만리 타국을 거쳐 고향에 도착한 기분이랄까. 문득 눈물이 핑 돈다. 지구 반대편 눈과 얼음의 땅에 우뚝 선 한국 과학의 현장에 왔다는 사실이 실감되는 순간이다.

 
우리나라에서 세종과학기지로 가려면 반드시 칠레 푼타아레나스로 가야 한다. 그곳에서 남극까지는 군 수송기 등 항공기를 이용하거나 선박을 이용한다.

군수송기는 정상적인 날씨라면 3시간 안에 칠레 프레이기지까지 갈 수 있다. 그러나 몇 달 전에 예약을 해야 하는 데다 변덕스러운 남극 기상과 칠레군의 작전 등 돌발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남극체험연구단원들도 수송기를 타기 위해 지난 이틀간 '5분 대기조'가 돼야 했다. 숙소에서 짐도 풀지 못한 채 리얼 타임으로 남극의 기상 상태를 끊임없이 확인한 끝에 OK 사인이 떨어지고 나서야 공항으로 달려갔던 것.

이런 상황이니 굉음과 함께 요동치는 C-130 안에서 낙하병처럼 웅크리고 앉아 있어도 아무도 불평하지 못한다. 마음 속으로 무사히 착륙하기만을 기도할 뿐. 비행기가 떴다고 해서 남극에 도착한다는 보장도 없다. 갑작스러운 기상 악화로 회항하는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이다.

배를 타면 70~90시간 정도 항해해야 세종기지에 도착할 수 있다. 마젤란 해협, 비글해협, 드레이크 해협을 거쳐야 한다. 2km에서 200m 까지 폭이 수시로 바뀌면서 깎아지른 절벽, 옥색의 빙하, 폭포, 원시림 같은 절경을 연출하는 비글해협이 지상의 천국이라면 지구에서 파도가 가장 거친 드레이크해협은 지옥인 셈이다. 그래서 많은 물자를 수송하거나 학술 조사가 아니면 선박을 이용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지난 9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벨링스하우젠 기지 선착장으로 마중나온 세종기지대원들(우측)이 국내 연구체험단을 반갑게 맞고 있다. 박수현 기자


남극은 어떤 곳일까. 천문학자들은 하루 종일 낮이나 밤이 지속되는 날이 생기는 남위 66도33분에 있는 남극권 경계선 안쪽을 남극이라 부른다. 생물학자들은 남극대륙 근처의 찬 해수와 북쪽 바다의 따뜻한 해수가 만나는 폭 40km의 남극 수렴선 안쪽을 남극으로 본다. 일반적으로는 남위 60도 안쪽을 남극이라 부른다. 사우스셰틀랜드 군도 킹조지섬에 자리 잡은 세종과학기지는 남위 62도13분에 위치하고 있다.

현재 남극내륙에는 1988년 12월 건설된 세종과학기지를 포함해 14개국이 21개의 상주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본격적인 남극연구를 위해서는 우리나라도 내륙 상주기지가 반드시 필요한 실정이다. 이런 차에 세종과학기지에 경사가 생겼다. 남극체험연구단장인 한국해양연구원 극지연구소 정호성 박사는 "그동안 수집한 부지선정 관련 자료를 집대성하여 내년 초 남극내륙 상주기지 부지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과학기지 요원들의 따뜻한 환대 속에 탐사 단원들의 밝은 웃음소리가 얼어붙은 대기로 퍼져나간다. 눈과 얼음, 그리고 바람의 대륙 남극의 첫 밤은 이렇게 저물어 간다.

후원 : 부산과학기술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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