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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 배태신군 따뜻한 어린이날' 글 입니다.

다문화가정 배태신군 따뜻한 어린이날

분류 : 공동체 명 부서명 : 부서 명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자 : 2007.05.07

조회수 3912

첨부파일 : No File!

 

[국제신문] 2007년 5월 5일(토) 1면

 

다문화가정 배태신군 따뜻한 어린이날


"통하는 친구 많아 너무 좋아요"
피부색 달라 한때 따돌림… 주민센터 '과외' 받고 자신감

 
  4일 부산 토성초등학교 운동회에서 배태신(뒷줄 왼쪽 세 번째) 군이 친구들과 함께 장난기 어린 표정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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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오전 부산 서구 토성초등학교는 운동회 열기로 가득했다. 달리기 줄다리기 등 여러 가지 종목에서 저마다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어린이들 사이에 유독 시선을 끄는 아이가 있다. 또래들과 조금 다른 피부색과 생김새를 가졌지만 친구들 사이에서 소위 인기 '짱'이기 때문이다.

4학년 배태신(10) 군. 친구들 사이에 '스타'로 대접받고 있는 태신이가 처음부터 이처럼 인기가 높았던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친구들로부터 놀림과 따돌림을 받는 '왕따'에 가까웠다.

태신이는 한국인 아빠와 필리핀인 엄마를 둔 '코시안'이다. 낙천적인 성격의 어머니 밑에서 밝고 건강하게 자란 태신이지만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숱한 시련을 겪었다. "아이들이 놀리기 일쑤였어요. 학교 수업을 따라가지 못해 힘도 들고, 그때는 정말 학교 가는 것이 싫었습니다."

그런 태신이가 눈에 띄게 달라진 건 지난 1년 남짓한 사이. 지난해 초부터 충무동주민자치센터와 부산과학기술협의회가 마련한 생활과학교실에 참여하면서 공부에 재미를 붙였다.

태신이에게 '행운'도 찾아왔다. 지난 2월 선생님, 엄마와 함께 청와대를 방문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는 그 자리에서 "태신이는 엄마가 영어를 잘해서 참 좋겠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친구들의 놀림이나 따돌림으로 가슴에 쌓였던 설움이 눈 녹듯 사라졌어요." 태신이는 "지금 세상 누구보다 엄마를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했다.

'청와대 방문 사건'과 '엄마의 영어 실력'이 친구들 사이에 알려지면서 태신이 주위에 친구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태신이 담임을 맡고 있는 조현빈 교사는 "태신이가 달라질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학교 생활에 대한 재미와 자신감을 찾은 것이었다"며 "특유의 낙천성도 점차 드러나면서 친구들 사이에 스타가 됐다"고 전했다.

소문이 퍼지자 다른 학부모들도 태신이를 대하는 시선이 달라졌다. 충무동주민자치센터에서 방과후 학교 수업을 듣는 태신이를 자원봉사로 참여하는 친구 엄마들이 따뜻한 관심으로 돌봤다. 친구 엄마들로부터 과외수업을 받은 이후부터 학업성적도 월등하게 좋아졌다.

태신이 어머니 제나이타(43) 씨는 "예전에는 나와 아들을 '이상한' 사람처럼 쳐다봤는데 이젠 '외국인'이 아닌 '한국인'으로 대해주고 태신이도 학교에 잘 적응하고 있어 너무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친구들은 어린이날이라면 놀이동산만 생각하지만 내게 어린이날은 엄마 아빠를 행복하게 해 드리고 도움을 받은 사람들에게 감사 드리는 날이다. 남들과 모습이 다르다는 건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내 가족을 사랑하고 우리 친구들과 거리낌없이 잘 지내는 것이다'. 어린이날 맞이 글짓기 행사에서 태신이는 이렇게 써 놓았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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